2026. 03. 31 - 05. 01
Yoon Saerom 윤새롬
윤새롬은 자신의 조각이 간직할 수 있는 정(情)을 탐구해 왔다. 그는 조각에 빛을 담는 것으로 고요히 그리고 풍요롭게 쌓인 정을 꺼내어 놓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함께 했던 이들과의 정을 풀어내 ‘서정(抒情)을 간직한 조각’을 만들었다. 그리고 정을 풀어내는 조각이 타인에게 긍정의 계기가 되고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명하고도 영롱한 빛을 모아왔다. 노을이 늘어진 바닷가의 여유로움과 푸른 땅을 밀고 올라오는 꽃망울의 풋풋함을 은유하던 그의 조각은 어느 날의 기록이자 일기가 되었다. 이번 〈어느 날의 조각들 05: 일기〉 전에선 작가의 정과 빛을 한데 모은 문집(文集)을 선보인다. “기억의 기록”과 “색으로 쓴 일기”를 펼쳐 “소중하고 그리운 순간들”을 함께 바라보려 한다.
글을 쓰다 제주 세화 앞바다에 나왔다. 바다 빛이 윤새롬의 조각과 닮았을 거라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 오는 길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유채와 노란 꽃밭을 떠받드는 초록의 새싹들을 보았다. 색과 색의 사이에서 계절이 오간다. 작가의 일기 속에선 하나의 조각을 비슷한 성격의 다른 하나가 뒤따르며 자신들의 색을 키워낸다. 오늘은 유채처럼 빛나던 조각이 내일은 벚꽃처럼 빛날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액자 속에선 또다른 조각이 바다처럼 빛난다. 〈어느 날의 조각들 05: 일기〉전에서 당신의 마음처럼 빛나는 조각을 발견하길 바란다.
글 | 이주희 미술평론가